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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바치는 추모시(1)

신풍 2021. 1. 7. 17:53

세월호 참사에 바치는 추모시 1.

/ 인송 박정웅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

우리의 생때 같은 아들 딸들을

차디찬 바닷물 속에 보낸 참극으로

국민의 눈물 마를 날이 없구나.

 

고구마 줄기같이 엉킨 부패사슬이

실타래로 헝크러진 구조적 비리가

두더지로 숨어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활보하다가

곪을대로 곪아 터져

대한민국의 큰 배에

무시무시한 경고등을 보내주었다.

 

구조에 발을 동동 구는 유족들을

애처롭게 쳐다보면서

진도 팽목항 앞바다의

바닷 바람도, 주변 섬들도, 파도도 운다.

풀꽃들도 뿌리채 흔들려 운다.

자원 봉사자들도, 구조대원도

 함께 운다.

 

맹골수도 바닷물 속엔

이제 옛이야기 물고 날아가는

갈매기 울음소리 따라

사뭇치게 그리운 사연들만

켜켜이 쌓여간다.

 

정치인, 공무원들 자기 소관 아니라고

서로 책임 전가하고

 본질은 숨긴채

국익에 구멍 숭숭 뚫고

자기들  이득 보기에 바빠

불난 집에 부채질만 해댄다.

 

부모형제,친지, 스승님과 다정히 정담 나누던

그 순한 눈매들

그 맑은 모습들은 이제 여기 없건만 

아름다운 그 영혼들, 하나님은 꼭 보호해주시리.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신 창조주 하나님 !

이나라 이민족을 불쌍히 여기시고

맹골수도에서 희생된 아들딸들과

유족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대한민국에 하루 속히

슬픔을 삭이고 기쁜 일이 가득한

놀라운 은총을 베풀어주시옵소서.

유족들과 국민의 비통과

쓰라린 마음의 상처를 속히 아물게

치유하여 주시옵소서.

 

구약시대의 욥에게 대참사를 이기고

참사 이전보다 몇 배의 놀라운 은혜를

물 붓듯이 부어주셨듯이

어둠의 장막을 거두어 내고

내일엔 밝고 에너지 넘치는

새바람이 불게 역사하여 주시옵소서.

(2014.5.1. 인송 박정웅)

 

 

*** 생때(생대) 같은 아들 딸 - 생때는 생대 즉 生竹의 된말로 대나무 처럼 싱싱하고

      꿋꿋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자녀들을 말함. 

 

*** 팽목항 - 전남 진도군 임회면 서쪽 끝에 있는 항구로 진도항이라고도 부른다. 

필자가 전남도청  도서개발국장으로 재임하던 1980년도에 팽목항과 경관이 수려한 관광지 

 관매도 해수욕장 개발을 위해 여객선 취항 등  도서종합개발계획을 세운 인연이 있는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