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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백마고지 용사들

신풍 2021. 11. 18. 16:55

장하다. 백마고지 용사들 /  박 정 웅

하늘이 찢어지고 땅이 꺼져서

우주가 흔들리는 포성소리로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10일 동안 열두 번 주인이 바뀌며

젊은 피가 강물 된

395 미터의 철원 야산고지.

비 오듯 퍼부은 포탄 세례로

폭삭 내려앉아 백마형상이 된 고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도

장렬한 전투를 이겨낸

이 꼬마고지의 위대한 전설 앞엔

겸손히 머리를 숙였으리라.

 

악마의 검은 손길 뻗으며

수 없이 이리떼로 덮쳐온 적을

온몸으로 막고 돌격한

육탄 용사들의 거룩한 함성소리는

눈감으면 지금도 고지를 가득 메워

하늘에 메아리 치고

그 형형한 눈빛과

조국을 안은 뜨거운 심장은

동부전선 전략요충지인

드넓은 철원평야를 지켜낸

벅찬 감동의 물결로

한국군 용맹을

세계만방에 떨친 태극 깃발로

촉촉이 적신 겨레의 가슴.

 

천하보다 귀한 목숨 초개같이 버려

사랑하는 조국과 부모형제를

마귀 손아귀에서 구해낸

성스럽고 위대한 호국 혼들이여!

그대들의 아름다운 혼은

하늘 높이 가득 번져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과

눈 맞춤 하며

조국의 戰史 나아가 세계 戰史에

빛나는 한 페이지를 장식하여

호국안보의 큰 거울이 되고 있으니

이젠 악전고투의 괴롭고 무거운 짐

하늘 강에 흘리시고

평안을 즐기는 고운 혼이 되소서.

( 2008. 10.15. 15회 광사 회원들과 백마고지 탐방을 마치고)

 

** 백마고지 전투: 중공군 4만 4천여 명을 상대로 아군 9사단 병력 2만 여명이 미군포병대대, 전차대대 지원을 받아 벌린 혈투. 적군 1만 여 명,아군 3400여명이 사상 및 포로가 됨.

우리군의 승리요인은 1)한국군의 육탄 돌격정신 2)우리군 정보수집의 탁월성 3)보병, 포병 합동 작전의 탁월한 효과  4) 김종오 9사단장의 충분한 전투병사 휴식 후 투입, 임무교대 전술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