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도도하던/주목나무들도 다소곳해져/하늘 천사들을/기꺼이 머리에 이고 있구나/천사들 치맛자락에/햇빛 찍히면/하얀 그리움이 피어오르고/태고의 음향 실은 산바람/심술궂게 하얀 꽃비를/날리고 다닌다… -박정웅 시인의 지리산 `눈꽃` 중에서-

태백산 눈꽃 전경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1월 산행은 특별하다. 귀도, 눈도, 마음도 즐거운 건 정말이지, `눈` 때문이다. 눈꽃 트레킹, 이거 안해 본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 뽀도독 뽀도독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시인 박정웅의 표현처럼 폴폴 `하얀 그리움`이 솟는다.
눈꽃은 설화(雪花), 상고대, 빙화(氷花) 등 세 종류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게 설화다. 말 그대로 눈이 나뭇가지에 쌓인 것이다. 바람이 불면 날리고, 햇살 아래 쉬이 녹는다. 상고대는 눈꽃과는 다르다. 일종의 서리다. 나뭇가지가 머금은 습기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서 얼거나, 구름이 스쳐가다가 얼어붙은 것이다. 추운 날이 지속되면 키가 더 자란다.
빙화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 이른 아침에 흔히 볼 수 있다. 설화나 상고대가 녹아 흐르다가 기온이 떨어질 때 그대로 얼어붙은 것이다.
걷기 열풍을 타고, `눈꽃 트레킹`이 뜨고 있다.
그저 걷는 것도 아니다. 덜컹덜컹 기차와 결합해 추억을 되살려주는 낭만형 눈꽃 트레킹 코스가 있는 가 하면 설피 트레킹, 개썰매, 스노모빌 같은 제법 아찔한 모험형도 있다.
첫째 코스는 기차를 타고 가는 낭만 눈꽃 트레킹이다.
★ 1st Station : 정동진 일출 감상과 태백산 눈꽃 트레킹
`설국` 태백에서의 눈꽃 트레킹과 기차의 만남. 참으로 절묘한 조합이다. 또 있다. 새해 용의 기운을 듬뿍 품은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일출 명당 정동진. 이건 숫제 `눈꽃 트레킹의 드림팀`이다. 이 코스가 코레일관광개발이 선보인 신년 눈꽃 열차다. 더 매력적인 건 무박 2일 코스여서 짧고 굵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출발은 서울역이다.
시간대는 무박 2일 코스인 만큼 밤 10시 15분(청량리역 오후 11시 42분, 양평역 오후 11시 15분, 원주역 밤 12시 2분 출발). 한숨 자고 나면 전국 제일의 해돋이 명소 정동진이다. 도착 시간은 오전 4시 18분. 일출 때까지는 제법 시간 여유가 있다. 정동진의 새벽 바다와 작년 10월부터 새로 움직이기 시작한 모래시계 공원, 조각공원 등을 둘러보며 모처럼 여유를 만끽한다.
바닷가에서 맛보는 따뜻한 모닝커피 한 잔도 색다르다.
그리고 해돋이 감상. 해돋이가 끝나면 동해의 명물 바다열차가 기다린다. 강릉~삼척 구간의 해안선 절경을 따라 오가는 코스다.
이 열차, 끝내준다. 시원한 동해 바다를 한눈에 품을 수 있게 창쪽으로 전 좌석이 틀어져 있는 구조다. 마치 스크린(창)을 향해 놓인 영화관 의자 같다.
내부 구조도 이색적이다. 총 3량인 객차에는 나름 테마가 있다. 특실은 기본. 오붓한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커플석, 프러포즈룸 등으로 특화돼 있다.
멋들어진 동해안 허리 감상이 끝나면 비로소 설국 태백산으로 바로 이동한다.
올해 태백산 눈꽃 트레킹은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연말 `일출 명소` 설문에서 부동의 정동진을 누르고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태백산 여정의 포인트는 당연히 `눈(雪)`이다. 태백산 산행 코스는 유일사, 백단사, 당골, 문수봉 등 네 가지다. 그 가운데 31번 국도변의 유일사 매표소에서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천제단~단종비각~용정~망경사~반재를 거쳐 당골로 하산하는 코스가 백미다. 경사가 완만해 겨울이면 늘 산행객들로 붐빈다. 눈꽃 트레킹을 끝낸 뒤엔 태백시 황지공원에 있는 황지연못에 들른다. 황지공원은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 이곳의 물이 경상남북도를 거쳐 부산 을숙도에서 남해로 유입된다. 이후 태백역으로 이동해 기차에 오르면 오후 4시 50분. 서울역에는 오후 9시 50분에 도착한다.
★ 2nd Station : 눈꽃 열차에 온천까지
이름 한번 절묘하다. 눈의 명소를 한 바퀴 휙 둘러온다고 `환(環)상선`인데, 그 분위기까지 환상적이다. 거기에 올해는 김 폴폴 나는 유황온천이 가세한다. 최고 궁합을 이룬 셈이다. 코스는 짧고 굵다. `환상선 눈꽃+유황온천 이색기차여행`은 오전 6시 40분 서울역을 출발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추전역`을 찍고 컴백하는 당일 일정이다.
관람객을 실어나르는 열차는 테마열차계의 베테랑 `통통통 뮤직트레인`이다. 뮤직트레인은 인간세계의 `배철수`다. 라이브 공연은 기본. 7080의 분위기를 내면서 신청곡까지 틀어준다.
첫 번째 역은 `추전역`. 4㎞짜리 정암터널을 지나면, `한국에서 제일 높은 역 해발 855m`라는 글귀가 새겨진 추전역의 석비가 여행객을 반긴다. 추전역에서 열차가 머무는 시간은 20여 분. 하얗게 뒤덮인 레일 위에는 아마도 `태고의 음향 실은 산바람 심술궂게 하얀 꽃비`가 내릴지 모른다.
추전역에서 40여 분을 가면 그 유명한 간이역 `승부역`이다. 승부역은 기차가 아니면 갈 수 없다는 `대한민국 최고 오지역`이다. 이 곳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이라는 글귀가 역사 앞 석비에 새겨져 있다. 비룡산 자락을 따라 난 눈꽃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절로 승부역의 겨울 매력에 빠진다. 이곳에 기차는 1시간 정도 정차한다.
문의 : 코레일관광개발(www.korailtravel.com) 1544-7755

★ 눈꽃 열차 여행팁
▷태백산 등산코스
- 유일사 코스 : 유일사 입구→유일사→장군봉→천제단(2시간 소요)
- 백단사 코스 : 백단사 입구→반재→망경사→천제단(2시간 소요)
- 당골 코스 : 당골광장→반재→망경사→천제단( 2시간 30분 소요)
- 문수봉 코스 : 당골광장→제당골→문수봉→천제단 (3시간 소요)
- 사길령 코스 : 사길령 입구→유일사 쉼터→장군봉→천제단(2시간 40분 소요)
- 산행 문의 : 태백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033)550-2741 park.taebaek.go.kr
▷주변 볼거리
- 귀네미 마을 : 태백시 삼수동 24통 귀네미마을은 해발 1000m에 위치한 산촌이다. 산의 형세가 소의 귀를 닮아 귀네미라 불린다.
- 매봉산 바람의 언덕 : 태백의 명물, 매봉산 풍력발전 단지다. 태백산맥에서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곳으로 천의봉이라고도 한다.
▷태백산 등산코스
- 유일사 코스 : 유일사 입구→유일사→장군봉→천제단(2시간 소요)
- 백단사 코스 : 백단사 입구→반재→망경사→천제단(2시간 소요)
- 당골 코스 : 당골광장→반재→망경사→천제단( 2시간 30분 소요)
- 문수봉 코스 : 당골광장→제당골→문수봉→천제단 (3시간 소요)
- 사길령 코스 : 사길령 입구→유일사 쉼터→장군봉→천제단(2시간 40분 소요)
- 산행 문의 : 태백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033)550-2741 park.taebaek.go.kr
▷주변 볼거리
- 귀네미 마을 : 태백시 삼수동 24통 귀네미마을은 해발 1000m에 위치한 산촌이다. 산의 형세가 소의 귀를 닮아 귀네미라 불린다.
- 매봉산 바람의 언덕 : 태백의 명물, 매봉산 풍력발전 단지다. 태백산맥에서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곳으로 천의봉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