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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피어의 4대 비극 요약

신풍 2020. 9. 13. 08:00

섹스피어 4대비극  요약 해설

 

4대 비극

1600~06년에 씌어진 4편의 비극이 그의 최고걸작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으며 이 4편의 작품이

각기 완성된 독자적 비극세계를 간직하고 있다. 〈햄릿〉은 그의 가장 성공한 작품이다. 연극으로서 불후의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 자신이 문학사상 드물게 신화적 존재가 되어버린 드문 경우에 속한다. 20세기의

부정적인 비평가들의 입장을 따른다 하더라도 극의 발생과 유래로 보아 조잡함이 가시지 못한 그 복수비극식 플롯에서

〈햄릿〉의 심리극적 일관성을 찾는다는 것은 위험하고 무의미한 작업이다. 그대신 작가가 추구한 것으로 평가되는 점은

훨씬 더 다양하다. 주인공이 어버이왕을 몰래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숙부인 현왕을 대하는 데 있어 작가는 단순한 복수의

차원을 넘어선 보편적 드라마로 승격시켰고 복수를 축으로 하되 상황 전체를 정서적 긴장으로 가득 메웠다. 그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성격 부여에서도 타고난 정신의 유연성을 시대적 회의정신과 결합시켜 사색과 행동 사이에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

하는 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거기에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대하는 인물에 따라 수시로 변신할 줄 아는 주인공의 '배우적' 능력

까지 합쳐서 다른 어느 작품에서도 찾기 어려운 이 극만의 매력이 부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슴 쓰린 온갖 심뇌와 육체

가 받는 오만 가지 고통"(제3독백), 즉 실존적 삶의 조건에 대한 작가의 비극적 통찰에서 우리는 이 작품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오셀로〉를 흔히 질투의 극이라고 하지만, 이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용병대장인 무어인(북

아프리카의 흑인) 장군 오셀로가 부하인 이아고의 간계에 넘어가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한 베네치아 귀족 출신의 아내 데스데

모나를 살해한다는 큰 줄거리에는 분명히 아내가 부하 캐시오와 정을 통했다고 믿는 데서 오는 질투의 감정이 깔려 있다. 그

러나 주인공을 가슴 깊이 움직이는 힘이 인간적·도덕적 가치(사랑·신의·순결 등)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신념이라는 점을 간과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또한 작품 전체에 흐르는 고양된 낭만적 정서를 낳고 있기도 하다. 이 작품의 극적 긴장이 주인공의

거의 무방비상태라 할 영혼의 순수함과 악의 동기가 복잡하고 모호한 이아고 사이의 대립에서 빚어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리어 왕〉처럼 인간이 선과 악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작품도 별로 없다. 주인공은 자기 왕국을 분배하면서 아무런 심사숙고

없이 악한 두 딸에게 나라를 양분해주고 선한 막내딸은 추방해버린다. 이런 우화적 시작은 이 극을 매우 단순한 내용으로 착

각하도록 오도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앞으로 전개될 주인공 리어의 극심한 고통과 수난, 그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새로운

인간을 위한 작가의 사려깊은 전략이었음을 깨닫게 될 때 극이 지니는 정신적 무게를 알게 된다. 어리석은 판단이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 미쳐버린 리어 왕, 미친 인간으로 가장한 에드가, 미친 상태가 정상인 어릿광대 등의 광기만이 터득할 수 있는 삶

의 숨겨진 진실, 현실(일상)의 눈을 빼앗김으로써 얻어지는 올바른 시력(비극적 비전)의 회복 등은 이 극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큰 가르침이다. 여기에도 '인간으로 태어난 것'의 숙명적 존재성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이 깔려 있다. 거의 절망적인 극의 결

말을 포함해서 이 작품의 세계는 묵시록적 공포를 일으킨다. 이 극이 20세기 후반의 현대인에게 크게 호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맥베스〉는 4대 비극 가운데 가장 짧은 작품이다. 군더더기없는 탄탄한 짜임새와 전편에 일관되게 흐르는 긴장은 다른 어느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특색이다. 용맹한 장군이자 야심가인 주인공이 아내의 사주를 받아 자기가 섬기는 왕을 살해하고 왕위

를 찬탈한다는 이야기는 정치극·역사극의 틀에도 합당한 것이다. 초점을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에 맞추어 내면화시켜 놓은 점

이 매우 다르다. 이 극에서 언제나 제기되는 문제는 맥베스와 같은 극악무도한 인간을 어떻게 비극의 주인공으로 삼을 수 있

는가 하는 것이다. 그 문제를 푸는 데 작가는 다음과 같은 배려를 해놓고 있다. 첫째, 주인공 맥베스를 인간화시켰다는 점이다.

그래서 작가는 주인공을 야심과 욕망을 실천에 옮기는 능력에 못지않게 그것을 훨씬 능가하는 치열한 상상력의 소유자로 만

들어놓았다. 이 공포와 파멸의 상상력은 그를 끔찍한 살인자(가해자)이자 동시에 자신에 의한 '피해자'이게 한다. 역설적으로

그는 왕을 시해하고자 했을 때 이미 운명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둘째, 이 극이 지닌 시의 특질이다. 간결하기 이를 데 없으나

고도로 응축된 시적 표현은 일체의 수사를 거부하면서 이 끔찍스런 영혼의 내면을 비춰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어두운 희극


비극과 겹치는 시기에 쓴 3편의 희극은 그 이전의 낭만희극과 성격을 매우 달리한다. 그래서 흔히 어두운 희극(dark

comedies) 또는 문제희극이라고 부른다.


〈트로일루스와 크레시다〉는 당시 잘 알려진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소재로 한 극이다. 공격하는 그리스군과 방어하는 트로이

측의 유명한 장수들이 여러 명 등장하고 싸움의 경과에 관한 장면도 있으나 극의 중심은 오히려 트로이 왕자 트로일루스와 미

녀 크레시다 사이의 사랑에 있다. 그러나 다루는 방식은 결합과 화해가 아니라 불화·좌절·계략·배반 쪽으로 중심을 옮겨놓고

있다. 크레시다는 트로일루스에게 사랑의 맹세를 다하다가도 사정이 바뀌어 그리스 측에 건너가자 그를 쉽게 배반한다. 그렇

다면 그녀는 과연 부정한 여자인가? 그리고 그리스군의 군사작전이 현실적 계산(이성)에 바탕을 둔 데 반하여 트로이측은 명

예(이상)를 존중한다. 결과는 트로이의 패배로 돌아가지만 작가는 과연 어느 쪽에 동조한 것인가?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이 모호

하고 불분명한 것이 이 극의 특징이다. 희극이라지만 전체를 지배하는 주조는 냉소적 풍자라고 해야 할 것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아〉는 아내를 피해 달아나는 남편과 그를 잡으려고 온갖 노력과 계략을 펴는 아내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

품이다. 마지막을 두 사람의 재결합으로 매듭짓고 있으나 그 과정은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 약간 황당무계한 줄거리와 고르지

못한 문체로 낭만성이 결여된 사랑의 희극이 되고 말았다.


〈법에는 법으로〉는 제목을 성서에서 따왔다. 그래서 당연히 인간의 행동에 대한 법적·도덕적 판단의 문제를 내포한다. 자리를

떠난 공작을 대신해 엄격한 법과 질서를 표방하고 나선 집권자 안젤로와 그에게 처형될 운명에 놓인 클로디오, 그 클로디오를

구하는 대가로서 안젤로에게 정조를 바칠 것을 강요당하는 누이 이자벨라, 그 과정을 몰래 살피다가 결국 변장을 벗고 수습에

나서는 공작 등이 등장하는데 결말은 희극답게 사필귀정으로 끝나는 듯이 보이나 뒷맛이 개운하지는 않은 작품이다. 이 극에

는 정의와 자비, 도덕적 문란과 법의 남용, 자기 중심적 교만(위선)과 도덕성(순결) 등 대립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

으나 편의적인 결말 처리와 더불어 많은 모호함이 풀리지 않고 있다.



후기극

1608~12년에 씌어진 작품은 〈페리클레스〉·〈심벨린〉·〈겨울 이야기〉·〈템페스트〉·〈헨리 8세〉 등 5편이지만 끝작품(아마 다른

극작가와 합작)을 뺀 4편은 그 희비극 형식에 견주어 '로맨스'라 불리기도 한다. 공통된 특색으로서 일상을 크게 벗어난 이상

한 일들이 벌어지며, 극적 상황이 비극적·애상적 정서를 많이 담고 있으나, 결국은 여러 어려움을 갑자기 해소함으로써 화해

(또는 참회)와 용서로 끝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특색은 과거에 생겨난 상처를 사랑으로 씻

어주는 젊은 세대(희망의 소생)에 대한 작가의 믿음이다.


〈페리클레스〉는 바로 앞선 작품 〈코리올라누스〉와는 달리 느슨하게 구성된 극으로 짜임새가 없으며 고대의 이야기를 다루되

플루타르코스와 같은 역사가의 눈이 아니라 그리스 후기 로맨스 문학을 연상하게 하는 허구성을 추구하고 있다.




〈심벨린〉의 주된 설화, 즉 아내의 정조에 대해 남편이 내기를 건다는 이야기는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서 얻어온 것이다. 극

의 장소를 옛 영국으로 바꾸어놓았지만 여기서도 그리스도교 이전의 로마 세계가 바닥에 깔려 있다. 플롯을 비롯하여 극의 시

간·장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그 모든 것(24가지)이 마지막 장면에서 한꺼번에 풀리고 만다.



〈겨울 이야기〉 역시 이야기 진행에서 통일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극 중간에서 16년이라는 긴 세월이 경과하기도 한다. 여기서

도 질투심 많은 남편이 아내를 의심한 나머지 그녀를 슬픔과 '죽음'으로 몰고간 끝에 결국 쓰라린 회개를 하게 된다. 그러나 끝

장면에서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내의 조각상이 산 사람의 모습으로 되살아나는 연극적 구경거리마저 준비되어 있는 가운데 용

서와 화해에 도달하는 것이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소개될 뿐 플롯 전체에 대한 관객의 정서적 몰입이 차단되어 있는 것은 이

극이 마치 옛 이야기처럼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템페스트〉는 이 작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걸작이다. 당시 새롭게 유행한 가면가무극 요소를 다양하게 도입하고, 초자연적

현상을 무대의 구경거리로서 보여주며 소극에 가까운 희극 장면이 등장하나 기본적으로 진지한 연극이다. 외계와 차단된 외

딴 섬을 무대로 마법으로 그곳을 지배하는 늙은 주인공 프로스페로를 중심으로 극은 진행되지만 주된 관심사는 먼 과거에 일

어났던 섬 바깥의 이야기(정치적 모략, 배반, 권력의 찬탈)이다. 자신이 통치하던 나라를 빼앗은 그때의 악당 일행을 태운 배가

주인공의 마법에 의해 이 섬 가까이에서 난파하자 복수의 기회는 다가온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용서하는 그의 관

용, 거기 얽힌 젊은 남녀의 사랑을 통한 화해, 주인공의 지배 아래 놓여 있던 요정(선)과 미개인(악)의 해방 등을 통해 이 극은

로맨스의 세계를 완결짓고 현실로 돌아오는 듯이 보인다. "이 하찮은 인생이란 시작과 끝남이 모두 잠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프로스페로의 토로는 다채로운 예술적 마법(시적 상상력, 창조정신)과 작별하고 막 은퇴하려는 작가의 심경

으로 바꿔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명성과 영향

셰익스피어가 문학적 명성과 무대에서 인기를 얻게 되기까지는 시대적 기복이 많다.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말 신고전주의

문학이론이 주종을 이루던 시기에는 드라이든이나 존슨 박사 같은 당대 최고 문인에게 찬사를 받았지만 작품의 진가가 충분

히 인정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극단에서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곧잘 개작·번안되어 인기있는 극작가였으나 올바르게 이해되

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가 신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초 낭만주의 문학이 대두되면서부터이다. 이미 18세기말 독일에서

는 괴테·실러·슐레겔 등 최고의 문인·비평가들에게 깊이있는 평가를 받은 바 있고 영국은 그 뒤를 좇은 셈이었다. 어쨌든 그의

진가가 올바르게 인식되고 극단적인 셰익스피어 숭배(bardolatry)에까지 치달은 것이 이때부터이다. 대체로 작품의 시적 우수

성이 찬양된 반면 극장쪽에서는 배우예술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 샀다. 따라서 시인·극작가로서 양면이 제대로 이해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셰익스피어에 대한 학문·비평·연극 등 다방면의 이해가 골고루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이다. 그 성과는

전에 없이 풍성했고 학자·비평가·연극관계자(연출가·배우) 사이의 교류도 빈번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동시대적 안목으로 셰익

스피어를 연구하고 이해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져 제1차 세계대전 이전과 제1·2차 세계대전 사이,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의 셰익스피어 이해에는 많은 차이를 볼 수 있다. 이 점은 비평동향과 공연방식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이와 같은 셰익스피어의

'동시대화' 경향과 함께 그에 대한 세계화 추세도 만만치 않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그의 작품은 번역·연구·공연되며 그

숫자 또한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에서 셰익스피어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20년대 초였다. 문학편집자이자 연극인인 현철(玄哲)이 번역한 〈햄릿〉(1923)이

그 효시였으나, 그뒤 8·15해방 때까지 그의 작품 번역과 공연은 저조했다. 해방 후 번역과 공연이 점차 활발해져서 한국 최초

로 극단 신협(新協)이 〈햄릿〉을 상연(1951)한 후 1964년 그의 탄생 400주년을 기념해 셰익스피어 축제까지 열리기에 이르렀

다. 같은 해에 한국 최초로 셰익스피어 전집이 번역 출판되었는데, 하나는 1963년에 결성된 한국 셰익스피어 협회가 중심이

되어 편찬한 것(정음사 간행)이고 또 하나는 김재남(金在枏)이 개인 전역으로 출판한 것이다. 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연구

업적과 공연실적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Macropaedia| 呂石基 참조집필 (출처 : 한국브리태니커백과사전)

출처 : [심순덕sjbj] 경북영주순흥 함께하는...

글쓴이 : 심순덕sjbj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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