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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귀소본능

신풍 2020. 10. 1. 06:48

추석은 우리민족 고유의 최대 명절입니다. 추석명절의 특징은 햇곡식으로 떡을 해 놓고 햇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우리 민족이 넉넉한 마음으로 축제를 즐기는 날입니다.

예부터 이날 온가족들이 조상 성묘와 벌초를 했습니다.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 유리왕 때부터 조정에서 편을 짜서 민속놀이를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추석날 길쌈대회도 했습니다. 활쏘기 대회도 했습니다. 그네를 타는 시합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도 주었습니다. 
  중국에서도 이 추석을 최대명절로 보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추석을 '중추절이라고도 합니다.


  추석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아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집니다. 이 '고향'이란 말은 듣기만 해도 정겹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포근해진 말입니다. 우리 한국 사람이 고향을 그리워하고 고향을 찾는 열정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

귀성 전쟁'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고향길이 고생길이지만, 기어코 고향을 찾아가야 직성이 풀리는 게 바로

우리 민족입니다.
  1만 6,000㎞나 되는 먼바다로 나갔다가 알을 낳기 위해 모천으로 회귀하는 연어처럼, 우리 모두는 떠나온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좀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좀더 높은 지위를 갖기 위해, 좀더 깊은 공부를 하기 위해, 좀더 나은 생활을 위해..

저마다 고향을 떠났습니다.
  성냥개비 만한 새끼 연어가 어른 팔뚝 크기로 자라나듯이, 고향을 떠날 때보다는 한결 넉넉해져서 어떤 이는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을 했고, 어떤 이는 전셋집의 설움을 털어 내고 아파트를 하나 장만했고, 어떤 이는 공부를 마치고 박사, 교수, 고위직 공무원,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고, 어떤 이는 신형 자가용을 타게도 되었습니다.
  수백, 수천 마리의 연어가 떼를 지어 태어난 양양 남대천 모천으로 돌아오듯이 고향으로 가는 모든 길들이 자동차와 사람들로 빼곡이 들어찹니다. 그야말로 '귀성 전쟁'입니다. 그 짜증나는 기나긴 시간을 빤히 짐작하면서도 우리는 거의 본능적으로 고향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바로 귀소본능 때문입니다.

  

고향은 생각만 해도 늘 설렙니다. 어렸을 때 정든 부모형제와 일가친척과 친구들이 함께 지냈던 일들이 마냥 그립기만 합니다.
  이렇게 그립고 추억이 가득한  고향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기를 쓰고 고향을 찾아갑니다. 여러분은 언제 고향 생각을 많이 합니까? 몸이 병들었을 때, 늙고 쇠약해 졌을 때, 머나먼 이국 땅에서 향수에 젖을 때 특별히 명절이 되면 사람들은 고향을 더욱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소원은 죽어서 고향 땅에 묻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유독 한국인만의 정서가 아니라, 모든 인간의 공통된 귀소본능입니다.